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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암 진단이 죽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을 사형 선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암을 진단 받고 있지만, 많은 환자가 치료를 통해 암을 이겨내고 있다.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들도 계속 개발되고 있다. 현대의학에서 암은 난치병이긴 하지만 더 이상 불치병은 아니다.
암 진단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절망이 아닌 희망을 선택하는 것’이다..
'말기 암 환자라도 100% 사망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아무리 비관적인 경우라도 살아 남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희망의 증거이다.
내가 생존하는 사람들 속에 포함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져보자.
02. 암은 전염되지 않는다.
암은 수두나 독감과는 달리 전염되지 않는다.
즉, 암 환자가 이용하는 물잔을 함께 이용한다고 해서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암이 전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고 할지라도, 가족 중 누군가 암을 앓게 된다면 나 역시 암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걱정하게 될 수 있다. 이때는 걱정하는 대신, 이러한 불안감에 대해 의료진에게 이야기해보자.
의료진들은 암이 가족 사이에 전염되는 일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 설명해 줄 것이며, 나 또한 내가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03. 암 진단 직후 환자가 겪는 심리 상태를 이해하자.
암을 진단 받으면 대부분의 환자는 다음과 같은 심리 상태를 차례로 겪게 된다.
1.부정: 의사의 진단이 잘못됐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 다닌다.
2.분노: “왜 하필 나에게 이런 병이 생겼느냐”고 생각하게 된다.
3.타협: “내 자식이 결혼할 때까지만…” 하고 제한적이나마 수용하게 된다.
4.우울: 슬픔과 침묵에 젖어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
5.수용: 상황을 받아들이고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인 후에야 진정한 치료가 시작된다.
따라서, 이 다섯 단계의 과정을 겪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치료를 빨리 시작할 수 있고, 예후 또한 좋다는 것을 기억하자. 가족은 환자의 심리를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04. 나의 행동이 가족을 암에 걸리게 한 것은 아닙니다.
가족 중 누군가 암 진단을 받게 되면, 사람들은 예전에 잘못했던 여러 가지 일들을 떠올리며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가족이 암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나의 행동으로 인해 우리 가족이 암에 걸리지는 않는다. 또한, 가족이 암에 걸리는 것을 내가 막을 수도 없다. 스스로를 책망하는 태도는 환자에게나, 환자를 돌보아야 할 가족에게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죄책감을 느끼지 말고 환자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가 되어보자.
05. 중요한 질문은 담당 의료진에게 하자.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나와 가족이 느끼는 혼란과 궁금증에 대해 가장 많은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담당 의료진이다.
암의 상태, 치료 방침 및 전망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담당 의료진만이 정확히 답할 수 있다. 환자가 의료진을 신뢰하지 못하면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 의사 교환을 충분히 하는 것은 의료진과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다.
06. 올바른 암의 지식을 갖도록 노력하자.
암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가 암 진단을 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암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보자.
암의 정체와 치료법에 대해 정확히 알면 나와 가족이 느끼는 두려움은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다. 또 잘못된 정보에도 쉽게 현혹되지 않는다. 암에 대한 기사나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가장 최신 내용을 선택해보자.
암 치료법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몇 해 전의 내용들은 이미 과거의 것일 수 있다. 또한 인터넷 등의 발달에 따른 정보의 홍수 속에 암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이 있으나, 많은 경우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거나 상업적 목적의 잘못된 정보들도 섞여 있어 환자와 가족들이 신체적,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외과적, 내과적 방법 등 교과서적인 암 치료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환자들은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으면 어찌할 바를 모른다. 이런 말을 듣더라도 절대로 절망하지 말자.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항암화학요법 또는 방사선요법을 결정하기 전에 의료진과 치료 효과에 대하여 충분히 논의하자.
07. 가족 가운데 선장을 정하자.
암과 싸우는 여정은 크고 작은 망설임들의 연속이다. 그때마다 환자와 가족은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우선, 가족 중에 선장을 정해보자.
암을 진단 받으면 주변에서 엄청난 정보가 쏟아지고, 온갖 사람들이 몰려들어 훈수를 둘 것이다. 투병 기간 또한 짧지 않다. 이럴 때 엄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며 방향을 잡아갈 선장이 필요하다.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깊이 고민해보자. 주변에서 아무리 결정을 재촉한다 해도 서두르지 않는다.
그러나 긴 여정의 선장이 따로 있다고 해도 건강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암에 걸린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며 건강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사람도 나 자신이다.
살아있으면서 후회와 불안감으로 이 세상과 단절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죽어버린 삶이다.